교육운동

회견보도] 12/7(목) : 교육부, 부실 수학 교과서 경위 조사 후, 수정 작업 다시 해야.

뻬뻬로 2017. 12. 8. 11:17
회견보도] 12/7(목) : 교육부, 부실 수학 교과서 경위 조사 후, 수정 작업 다시 해야...(+회견전문)


■ 2015 수학 교과서의 문제점 해결 촉구 기자회견(2017. 12. 7.)


교육부는 부실한 수학 교과서가 나온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맞게 수정 작업을 즉시 시작하십시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내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울 새 수학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의 핵심인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실현하지 않은 것이 확인됨.
▲ 놀라운 것은 새 수학 교과서 ‘심사 기준’에 이 두 가지 요소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심사를 실시한 바,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의 핵심 목표와 연결된 항목을 심사 기준에서 왜 뺐는지 해명해야함. 
▲ 이대로라면, 수학 수업의 혁신과 평가를 쇄신한다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2015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국가적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는 셈임. 
▲ 이번 새 수학 교과서가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부적합한 이유는 다음과 같음.

△제1 이유 : 수학 교과서가 교육과정의 취지와는 달리, 수십 년간 유지되어온 교사 중심의 일방주입식 수업에 맞는 구성에 불과하여 교육부가 현재 추진 중인 미래형 수업 방법(학생들이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참여 중심 수업) 및 평가, 교사의 혁신과 새 교과서가 충돌함
△제2 이유 : 수학 성취 기준이 내용 지식 위주로만 구성되었고, 총론에서 강조한 의사소통, 추론, 창의·융합 등 수학 교과 역량(핵심 역량)을 각각의 교과 내용과 기계적으로 1대1매칭을 시켜 놓아 핵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과서로 보기 힘 듦.
△제3 이유 : 과정 중심 평가, 즉 중간·기말고사 등의 평가가 아닌, 수업을 통해 학생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고 누적적으로 평가하는 선진형 평가 제도가 교육부의 2015 교육과정의 핵심 목표인데, 새 수학 교과서에는 수업 중에 다루는 과제가 아닌 별도의 과제를 따로 만들고, 별도의 시간에 이루어져서 교육과정-수업-평가가 일관성이 없음. 

▲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교육부 담당자는 수학 교과서가 전보다 나아졌으며, 수학과 핵심 역량은 교과서 개정이 아닌, 수업하는 교사의 역량에 관련된 것이라 말하며 책임을 교사에게 떠넘기고 있음. 
▲ 이대로라면 앞으로 수학 수업의 혁신을 통한 수포자 감소는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됨. 
▲ 이런 부실한 교과서는, 교육부의 교육과정 정책과를 중심으로 국가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한 후에 교과서 정책과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결과로 판단되며, 따라서 교육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함. 
▲ 교육부는 부실한 수학교과서가 나온 경위 및 진상을 철저히 조사,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시급히 교과서 검정기준을 새롭게 만들어 2015 교육과정과 연계된 상태로 2019년 이후에 사용할 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 즉시 들어가야 할 것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최근 연거푸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이 바뀌는 것으로 인한 현장의 피로감과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2014년에 발표한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가 여러 가지 훌륭한 대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였습니다. 개정 취지의 핵심은 아래 [그림 1], [그림 2]와 같이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였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에도 이런 기조가 잘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수학교육은 교사의 설명식 교수에 주로 의존하여 정규 수업이 진행되었고, 수업의 과정과는 무관하게 사교육에서 선행학습으로 공부한 학생이 학교 수업 시간에 소홀히 하더라도 평가에 별 불이익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므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는 그동안의 수학교육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었고, 교육부와 수학계가 이런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그 해결책으로 만든 정책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교육과정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교육되는 수학 교과서가 올 가을에 공개되었을 때 그동안 걸었던 기대와 희망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내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울 수학 교과서는 무려 10종이나 되었지만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담보한 교과서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수학, 수학Ⅰ, 수학Ⅱ 교과서도 각각 9종씩이었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인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수학 교과서 ‘심사 기준(검정 기준)’ 어디에도 언급을 하지 않았는바,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 핵심 목표와 연결된 항목을 심사 기준에서 왜 뺐는지 해명해야 함.

교육부가 만든 수학 교과서의 심사 기준(검정 기준)은 4개 영역에 19개 항목입니다. 이 중 수업과 평가에 직결되는 영역은 <교수・학습 및 평가> 영역이며 이 영역은 다음 <표 1>과 같이 3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교육부는 거듭되는 개정으로 누적된 피로감이 극심한 학교 현장에 새로이 교육과정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논리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내세웠지만 수학 교과서 <검정 기준>에는 이 두 가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그동안 고질적으로 나타난 총론과 각론의 괴리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교육부는 교육과정 개정에만 손을 쓰고 그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교과서 개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총론과 각론의 괴리 현상은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2015 교육과정 개정은 타당성을 잃었습니다.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 핵심 목표와 연결된 이 두 항목을 심사 기준에서 왜 뺐는지 반드시 해명해야 합니다.

■이번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를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검정에 통과한 10종 모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됨.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교수·학습 방향이 다음 <표 2>에서 제시한 내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표 2>에서 본 바와 같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총론은 수업의 형태가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이 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암기보다는 교과 지식의 심층적 이해의 강조, 융합적 사고의 신장을 위해서 직접 체험 활동, 소집단 공동 학습 활동, 자기 생각을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수업 문화의 조성을 통한 능동적 참여 가능성 확대, 배운 내용을 적용하고 활용하여 자기 것을 소화하고, 이 과정을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반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의 <교수⦁학습 및 평가의 방향> 여러 군데에서도 다음과 같이 ‘학생 스스로’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항목이 강조한 것은 ‘발견’입니다. 학생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목표를 이해하고 학습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개념 도입 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생각을 여는 활동’이 수업에서 좀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교과서의 본문이 생각을 여는 탐구활동과 밀접하게 관련지어 전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10종의 모든 교과서는 생각열기(또는 개념열기)로 동기 유발을 하려는 시도는 하지만 형식적일 뿐, 이어지는 본문에서 수학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우선 이 활동이 무슨 개념과 연관되어 있는지 알려주는 결정적인 힌트가 코너 옆에 답처럼 제시되어 있고 문제의 형태는 1~2분 만에 답할 수 있는 단답형입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이에 대한 답을 바로 아래 연결된 본문에서 제시하고 있어서 결국 교사든 학생이든 개념열기는 형식적으로 읽고 넘어가든가 아예 수업에서 다루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 3]을 보면 발견하고 깨달아야 할 ‘맞꼭지각’을 학습 주제로 명시했고, 학생들은 개념열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문으로 가서 맞꼭지각과 관련된 개념을 읽으면 됩니다. 개념열기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탐구하여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제시한 설명을 읽고 이해하도록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어느 과정에서도 탐구를 통한 학생의 자기 주도적 발견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입니다. 

10종의 교과서가 모두 ‘개념설명–예제풀이–문제풀이연습’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3단계 설명식 교수 방식의 구성을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발견학습이나 탐구학습이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 수학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이 여전히 지식 위주로만 구성되어 총론에서 강조한 핵심 역량(수학 교과 역량)이 교과서에 형식적으로만 제시됨.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명시된 ‘문제 해결’, ‘추론’, ‘의사소통’의 세 가지 수학적 과정에 ‘창의·융합’, ‘정보 처리’, ‘태도 및 실천’의 세 가지를 추가하여 수학 교과 역량을 여섯 가지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2015 수학 교육과정의 주요한 특징으로 수학 교과 역량 함양을 교육과정의 전 맥락에서 강조하고 있으며, 교과서 <검정 기준>까지는 포함되었지만 교과서 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성취기준에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표 4>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수와 연산 영역의 성취기준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다른 영역의 성취기준도 조금도 다를 것이 없이 온통 수학 내용 중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따라 개발된 교과서도 내용 중심으로 기술될 수밖에 없어서 수학 교과 역량은 내용에 깊이 있게 섞이지 못하고 물과 기름처럼 교과서 뒤쪽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6가지 수학 교과 역량은 모든 학습 과정에 통합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교과서는 특정 문제에 특정 교과 역량을 기계적으로 1대1매칭하는 식으로 교과 역량 반영을 표시하여 <검정 기준>만 통과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10종의 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 틀은 유지하되 [그림 5]에 보듯 기존에 있던 문제에 아이콘을 달아서 관련된 역량 강조 표시를 하든지 <표 5>와 같이 수학 교과 역량을 새로운 코너로 신설하는 방법으로 수학 교과 역량을 담아냈습니다. 

이렇듯 수학 교과 역량이 별도의 아이콘이나 새로운 코너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수학 교과서 전반에 녹아들어야 학습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수학 교과 역량이 함양되고, 그 힘으로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인데, 기본 학습은 수학 내용 지식만으로 진행된 이후에 별도의 과제나 코너를 만들어 수학 교과 역량을 기르는 활동을 시키는 것으로는 제대로 된 수학교육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특정 문제를 통해서 특정 수학 교과 역량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고, 교과서의 각 과제 속에 여러 수학 교과 역량이 통합적으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 수학 교과서가 내놓은 과정 중심 평가 방안은 수업 중에 다루는 과제가 아닌 별도의 과제를 따로 만들고, 별도의 시간에 이루어지므로 교육과정-수업-평가가 일관성이 없음.

2015년부터 시행된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에는 그 동안의 수학교육이 문제풀이 식이었다는 반성과 함께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수학의 원리와 개념을 익히는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방법과 평가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 = 문제 풀이’라는 공식을 심어준 그동안의 수학교육 방식은 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 등 정의적 영역의 성취도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문제풀이식이 아닌 원리와 개념을 익히는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 마련하고자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에서는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을 담보할 교과서의 개발을 강조했습니다. 즉, 문제풀이 위주가 아닌 실생활 속에서 수학의 유용성을 체감할 수 있는 내용 위주로 수학교과서 개발 유도하겠다고 했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학 교과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5 수학 교과서는 과정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학교 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과 그것을 토대로 만들어져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교과서에 교육부의 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채로 제공되었다는 것은 교육부의 정책의 일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는 또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에서 선다형 지필평가를 지양하고 과정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기평가, 서술형 평가, 관찰평가 등의 대안평가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안내를 통해서 학교 현장을 바꿔나가겠다고 했지만, 이런 정책은 왜 그런지 이후에 완성된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교과서 <검정 기준>에도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항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경화 등은 과정 중심 평가를 ‘수업과 연동된 평가를 실행하고 그 결과를 교수·학습에 반영함으로써 학생의 수학 학습을 돕는 평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과정 중심 평가는 학습이 일어나는 수업 상황에서 이루어져 교수·학습과 평가가 하나로 통합되는 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가가 일어나는 시기가 수업과 별개인 중간·기말고사가 아니라 수업 시간에 이루어져야 하며, 교수·학습 과정에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수업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이 곧 평가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15 수학 교과서에 제시된 과정 중심 평가는 대부분 수업 시간에 다루는 과제가 아닌 별도의 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하여 오해를 한 부분이므로 반드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수학계나 교과서 집필진은 아직도 과정 중심 평가를 꼭 점수로 환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사가 학생의 성장 과정을 누적적으로 관찰한 내용을 피드백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자기평가나 동료평가 등을 통해서 자기 자신의 학습에 반영하여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술해 나가는 것이 기본적인 과정 중심 평가일 것입니다.

■ 교육부 정책 담당자는 2015 수학 교과서의 이런 문제점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아 문제점 해결의 기대를 저버림. 앞으로 몇 년 간 학생들은 정규 수업 시간에 지금과 같이 수학 학습에 대한 흥미와 필요를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되어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함.

상황이 이러한데도 교육부의 정책 담당자는 지난 11월 29일 우리 단체와 신동근의원실이 함께 한 국회토론회에 참석하여 이번 교과서가 질 좋은 교과서, 학생 개념 중심의 교과서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역량도 교과서에 반영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교과서가 잘 개발되었으니 이제 교사들이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방법에 그 성패가 달렸다고 하는 생각은 이제 수학교육의 책임을 현장 교사들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것입니다.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진행할 수 없고, 수학 교과 역량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교과서를 만들어놓고 수업하는 교사에게 책임을 미루는 정책 담당자는 이제 더 이상 교육부에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수학 교과서의 문제점과 미비점을 보완하여 내년 3월 현장 적용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강구하지는 못할망정 교과서가 잘 개발되었다고 하는 안이한 판단에 우리는 심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 과정 중심 평가는 교사가 책임지고 교과서를 재구성하여 진행하면 된다는 것은 애당초 교과서가 필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런 부실한 교과서는 교육부 내 교육과정정책과와 교과서정책과의 엇박자 정책 시행이 만든 결과로 판단되며, 따라서 교육부 차원의 진상 조사가 필요함. 그리고 교과서 검정 기준을 새로 만들어 수정 작업에 즉시 들어갈 것을 요구함.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 개발 초기에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초로 교육과정 문서체제에 교과서 개발 방향이란 항목을 넣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문서는 국가교육과정각론조정위원회 회의 자료(2015. 2. 13.) 중 일부입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 교육과정 문서체제에는 교과서 개발방향이라는 항목이 없었습니다. 2015 교육과정에서 교육부가 개정 취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일치를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정책은 특히 수학 교과서가 ‘학생 참여 중심’으로 변하지 않고 여전히 ‘교사의 설명식 교수 중심’으로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수정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다음 문서를 보면 그동안 교과서가 교육과정 운영의 걸림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교육과정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 보완을 추진해야 할 항목으로 교과서, 교원, 대학 입시 등 세 가지를 들었는데, 교과서가 보완 대상으로 들어간 것은 교육부가 교과서를 교육과정 운영의 걸림돌로 판단한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추진한 정책이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일관성’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웬일인지 이후의 회의 자료에서부터는 이런 내용을 찾기가 어려우며 결국 확정된 교육과정에는 교과서 개발 방향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결국 교육부 내 부처간 이기주의에 의해 교육과정과 일치하는 교과서 개발이 거부되어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 수학 교과서가 만들어진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즉, 교육부 내 교육과정정책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한 후 내부적으로 무슨 연유에서인지 교과서정책과가 이를 받지 않고 무시한 결과로 판단되며,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들어간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는 수학 교과서 <검정 기준>에 그 문구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교육부는 이 두 부서의 정책적인 엇박자로 나온 결과에 대해서 그 진행 과정을 철저히 파헤치는 일을 우선 진행하여 국민들에게 밝혀야 합니다. 교육부 내의 부서간 정책적인 엇박자가 있다면 그 고통은 그대로 국민들과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교육부 내의 정책적인 엇박자는 청산해야 할 적폐에 해당합니다. 새 정부는 이 부분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기 바랍니다. 


■ 우리의 요구

1. 2015 수학 교과서로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 확정 이후 유독 새 수학 교과서 속에 이와 관련된 목표가 반영이 안 된 채 졸속으로 발간된 경위를 면밀히 검토해 이를 바로잡아야하며, 나아가 관련자들을 엄히 문책하고 교체하는 등 인적 청산을 하십시오. 

2. 위의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즉시 마련하여 내년 3월 학교 현장에 야기될 혼란을 최소화하십시오. 

3. 2015 교육과정의 좋은 목표를 반영하지 못한 구태 의연한 교과서로는 수업과 평가가 혁신되지 않는 것이 자명한 바, 당장 새로운 검정 기준을 만들어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에 맞는 새 수학 교과서를 2019년까지 다시 발간하는 일에 착수하십시오. 

4. 교육부는 이후 교과서 제도를 인정제나 자유발행제로 전환하여 제대로 된 수학교과서가 나오도록 교과서 관련 제도 개혁에 나서십시오.




2017. 12. 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연구원 고여진(02-797-4044/내선번호 513)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최수일(02-797-4044/내선번호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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