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운동

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뻬뻬로 2018. 9. 5. 15:51
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현 시국 관련, 꼭 읽어봐주십시오...




박종운 선생님, 8월 17일 정부가 2022 대입제도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우리 교육의 미래와 관련해서 사안 자체가 너무 심각해서 ‘문재인 대통령 교육공약 지킴이 국민운동’(가칭- 명칭 변경 가능)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입 제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적지 않은 분들이 잘 모르시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해설 보도자료를 내는 등 이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선생님을 비롯한 회원들과 시민들께 좀 더 알기 쉽게 상황을 말씀드리고자 오늘 편지를 드립니다. 내용은 다소 길어도 쉽게 읽힐 수 있으니 꼭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2022 대입제도가 뭐길래 이렇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저토록 정부를 비판하는지 의아해 하실 것입니다. 때로 "저런 태도는 너무 심한 것 아냐?" 그런 의문도 슬그머니 찾아올 것입니다. 2022 대입제도 정책 결정 때문에 2015 개정교육과정이 폐기되었다고 말을 해도 그게 어쨌단 말인가 그렇게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알고 나면 땅을 치고 개탄할 일도, 모르기 때문에 무덤덤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교육운동 단체 전문가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과제가 ‘교육과정’입니다. 저희들이 아는 전직 교육감께서도 교육과정이 그렇게 중요한지를 교육감 직을 내려놓을 때쯤 알고 진작 들여다 볼 것을, 그러면서 뒤늦은 후회를 토로하시기도 했습니다. 그걸 오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그 하나를 붙들고 싸우는데 우리 단체는 2015년 거의 1년 모든 세월을 다 바쳐 일했습니다. 그 씨름이 너무 극심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너무도 후유증은 심각했고 내부 피폭 상처는 깊어 이러다가는 단체 문을 닫아야할지 모른다고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얻은 것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무엇인가, 고심하다 이렇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0년 전부터 혁신학교 바람이 경기도를 중심으로 불었습니다.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도 교육청을 맡기 직전, 참여정부 말에 교육계에서는 의미있는 작은 바람 하나가 불었습니다. 교장 공모제 도입이었습니다. 승진이 아닌 적합한 자를 공모를 통해 교장으로 뽑는 제도였는데,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15년 현직 교직 경험이 있으면 공모 대상이 되는 제도입니다. 그 정책을 건진 과정은 긴긴 설명이 필요해서 후일로 넘기겠습니다. 여하튼, 그게 태풍을 불러오는 나비 날개짓이었습니다. 

그 제도가 들어오면서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이 선거로 당선되자 학교교육을 획기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흐름과 맞물렸지요. 아시다시피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학교의 획기적 변화의 핵심은 리더에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승진으로 교장되어 오늘의 교육을 이토록 망친 교장 승진 시스템 대신, 다른 피, 다른 DNA를 갖춘 교사들이 교장이 될 바늘끝 만한 제도적 기회가 조성된 것입니다. 그래서 남한산 초등학교 서길원 교장, 조현초 이중현 교장, 흥덕고 이범희 교장같은 혁신학교 교장들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후 학교는 획기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잠자는 아이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수업에 재미 없어하던 아이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학교에 가기 싫어하던 아이들이 부지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바람이었지요. 아이들이 그렇게 변화되니, 자식 교육 하나만 바라보고 그것에 올인하던 부모들의 눈이 뒤집혀졌습니다. 영혼의 불이 꺼진 내 자식에게 갑자기 찾아온 저 변화는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빛나는 고민을 하는 사람 옆의 이웃들에게도 그 도전이 감염되어, 그 학교로 이사를 가야하겠구나, 그런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혁신학교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혁신학교 주변 땅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아이들이 저렇게 변화되었는가? 간단합니다. 좋은 리더십을 갖춘 교장들과 교육을 바꾸겠다는 끓는 가슴을 가진 교사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학교 교실을 뒤집을 ‘작전지도’ 하나를 갖고 있었습니다. 수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종전까지 아이들을 지루하게 만들었던 수업의 판도를 어떻게 뒤집을 것인가 등, 건축으로 따지면 건축 설계도, 영화로 따지면 시나리오, 새 자동차로 따지면 자동차 주물 금형 겪인 것이 있었습니다. 학교교육에서는 바로 그게 '교육과정’인 것입니다. 일반인들은 건축 설계도를 보며 저 집이 좋은 집인지 가늠할 수 없지요. 영화 시니리오를 보고 대박 영화의 가능성을 맛보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을 보고는 좋은교육이 될 것인지 추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압니다. 결국 좋은 영화란 더 깊게 들어가면 시나리오 싸움이이고, 더 좋은 건물은 설계도 싸움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마찬가지로 더 좋은 교육은 결국 교육과정 싸움입니다. 교육과정의 성격이 그런 정도라는 것만 아시면 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의 요지는 간단합니다. 혁신학교를 경기도 교육청 일부 학교에서만 적용하지 말고 우리 집 옆 학교도 혁신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설계도입니다. 암기식 정답찾기 수업에 파리하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가르치는 양을 좀 줄이고 수업을 뒤집어엎자는 발상입니다. 교사를 중심에 세우지 않고 아이를 수업에 중심에 세우자는, 교사들이 가르치면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워야 교육이라는, 그래서 아이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강의식 수업을 중지하고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수업에 참여할 다양한 수업 방법을 적용케 하자는, 그러자면 진도를 빼는 교육은 어려우니 가르치는 양을 교과서에서 30% 정도 줄이자는 싸움인 것입니다. 경기도 등에서 시작한 혁신학교 교육과정을 이식해서, 모든 학교들을 그렇게 만들자는 계획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보수 정부가 혁신학교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뜻과 취지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보수 정부에서 그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니 진보 세력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가르칠 양을 줄여서 지식 위주 암기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들에게 창의, 협력, 공동체성 등 미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혁신적 학교를 위한 설계도를 확보하자는 노력이었습니다. 그 창의와 협력, 공동체성을 갖춘 아이로 길러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입시 경쟁의 노예로 살던 아이들이 창의적 인간으로 길러질 순 없습니다. 노예로 살던 아이들이 그 상태에서 남과 협력적인 심성을 갖춘 사람들로 갑자기 달라질 수 없습니다. 협력이니 창의니, 그런 심성은 자유인에게 걸맞은 성품입니다. 경쟁의 노예는 굴종, 굴복, 의든 불의든 위에서 요구된 것의 조건 없이 수용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창의와 협력의 인간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먼저 그가 노예 상태로부터 벗어남을 전제해야합니다. 그 상태의 벗어남 없이 자유인이 갖는 특징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미래 능력을 길래내겠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을 자유인으로 키우겠다는 선언이요, 아이를 경쟁의 예속 상태에서 풀어주겠다는 결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5 개정교육과정은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자 하는 선물과 같은 정책이었습니다. 비록 충분히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 그 발판을 어느 정도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소위 학생중심 수업 방법의 길, 전국의 모든 학교들을 혁신학교로 바꿀 기반을 구축했던 것입니다. 참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그 싸움은 참으로 치열했습니다. 교과 이해 집단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우리는 그 결정을 하는 교육과정 위원회에 참여했습니다. 수학사교육포럼 최수일 대표를 중심으로 수학교과서 6개국 국제토론회를 개최했고, 치밀한 대응 자료를 만들어 회의에 임했습니다. 지하1층 회의실, 1:11의 대결에서 수학계 과학계 전문가들과 우리가 피 말리는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당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버텨주었기에 그 대결은 이해당사자 그룹에 밀리지 않았습니다. 무릇 '나라'는 그래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수학의 교과서 양을 10-20% 줄였고, 문과에서 미적분의 양을 줄였고, 기하 같은 과목을 수능에서 뺐고 ▲과학 2도 뺐습니다. ▲초등 1학년 한글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을 60시간 이상 확보해서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 교육을 선행할 필요를 없앴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성과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켜온 2015 개정 교육과정입니다. 아니 아이들을 자유인으로 키워내기 위한 설계도를 쟁취하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로 얻어낸 승리의 전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설계도를 도난당한 것입니다. 그것도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로부터 말입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즉 학교 교육 혁신을 위한 설계도를 따라 학교 교육을 바꾸고 수업을 바꾸려 하면 그 수업 방법과 시험이 일치해야합니다. 수업은 협력을 목표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시험을 볼 때 얼마나 경쟁적인가에 점수를 주면 수업효과는 사라집니다. 수업을 혁신했으면 그 수업과 일관성 있는 시험 방법을 혁신해서 서로 호응시켜야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은 박근혜 정부가 희한하게도 만들어낸 그 혁신 설계도대로 학교 교실이 움직이도록 학교 시험과 수능 시험을 바꾸어야했습니다. 교육과정은 내용이요 시험은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절대평가 시험 제도 전환이 그중 핵심이요, 수능 정시가 확대되어 학교 수업이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로 회귀하지 않도록 막는 것 또한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우리가 아는 바입니다. 학교 내신과 수능은 상대평가 그대로, 정시는 확대되어 수능 대비 EBS 문제풀이로 교실이 회귀되며, 수능 범위가 고3 때 배우는 내용을 다 포괄해서, 수능 신경 쓰지 않고 배우는 과목이 거의 없게 되었고, '기하'는 추가 되었으며, 고교학점제는 연기되었습니다. 학교 수업 혁신이라는 관점에서는 재앙이 된 것입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사실상 작동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수능 정시 확대폭 30% 정도이니 크 폭이 크지 않다고 말할 것이 못됩니다 국가가 미래로 가는 길 대신 과거를 선택했다는 그 상징이 중요합니다. 벌써 학교 현장은 이 비관적인 결정 때문에 멈칫거리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그 국가의 퇴행적 결정을 수용할 것인가, 아니면 거부할 것인가 선택지 앞에서 학교와 교사들은 거부 대신 수용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번 2022 대입제도 개편안이 아니어도, 이미 혁신 교육의 메카로 불리우던 경기도 교육청에서도 혁신교육의 불은 꺼져가고 있습니다. 이재정 교육감 탓이라는 현장 교사들의 비판이 아니라는 증거를 교육청은 내놓아야합니다. 서울의 경우 경기도만한 바람은 불지 않고 있다고 다들 말합니다. 비록 변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이 소수이더라도, 국가가 2015 개정교육과정의 방향을 그렇게 잡았으니 국가는 교사들에게 그들이 ‘소수’라도 ‘주류’라는 신호를 주었습니다. 각국의 미래 교육 방향이나 글로벌 기업들 흐름이 그들의 주장과 일치하니, 이 길이 대세임은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가 나서서 상대평가 수능 정시를 확대했습니다. 대입에서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공정성은 중요한 가치입니다. 그러나 공정성은 노동시장에서 먼저 확보해야지 대학입시란 미시적 공간에서 제1가치로 추구할 일이 아닙니다. 노동시장이 저렇게 공정하지 못한 채 학벌로 사람 차별하고, 탈락자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 세상이니, 대입이 사생결단의 장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경쟁교육에 눌려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공정성이란 기껏해야 구명보트 타는 순서, 죽지 않는 순서를 정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 교육에 익숙해지다 보니 교육이라는 배 자체가 가라앉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죽지 않는 순서를 정하는 교육이 아니라, 사회를 공정하게 만들며 모든 아이들이 미래를 살 힘을 얻도록 교육의 배를 고쳐야할 때입니다. 배를 고쳐 살리자는 것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이요 혁신교육입니다. 그런데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분투해온 교사들, 스스로가 대세라는 생각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아이들을 자유인으로 키우려 시도했던 모든 몸부림이 이번 2022 대입제도의 수능 상대평가 등의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믿고 열심히 싸웠는데, 국가가 나서서 등에 칼을 꽂은 셈입니다. 가장 큰 배신입니다. 국가의 변명은 이럴 것입니다. “미래 교육, 나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지금 미래로 가자는 당신들의 주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이 더 많은 표를 가지고 있으니, 그들 편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들의 요구가 ‘교육적’이라는 것은 알지요. 하지만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입니다. 우리가 당신들 편에 섰다가는 우리도 죽을 판입니다. 그러니 당신들 손을 들어줄 수 없습니다.” 그 짓밟음에 담긴 뜻일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이번에 경질 당한 김상곤 장관의 작품이 아닙니다. 김수현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들의 작품이요 국무총리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김상곤 장관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자기가 만든 혁신교육, 새 시대 교육, 자기 자식 같은 존재가 저렇게 교육을 잘 모르는 정치권력의 강요로 거절당하고 짓밟히는 것을 보면서도 침묵했으니까요. 교육부란 무엇입니까? 교육이 정치 때문에 죽는 것을 막는 자리입니다. 장관이란 무엇인가? 아이들을 지켜주는 존재입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정치의 강요를 수용하고, 자신의 후일을 도모했으니, 그렇게 자리를 잃게 된 것입니다. 

그 배신과 무책임에 우리는 참담합니다. 2012년 3월 우리는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땀 흘리고 애쓰면 새날이 올 것이라고 결심하고 “초등학교 1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22년 대한민국에 입시 사교육은 사라집니다!” 그런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6년간 땀흘려왔습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내 준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2017년 3월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가 우리의 꿈을 받아낼 것 같지 않아서 그의 선거 사무실 앞에서 경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보도를 했습니다. 우리 사무실 상근 변호사가 대표실을 들이닥쳤습니다. “대표님, 그렇게 당내 경선 중 특정 후보 선거 캠프 앞에서 비난 기자회견을 하면 선거법 위반입니다. 재고하십시오.” 우리는 말했습니다. “위반해도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감옥에도 갈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들과 아이들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가까스로 되찾은 꿈이었습니다. 

그분에게 희망을 걸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가 그 직에서 내려오는 2022년이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세상이 어느 정도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만한 좋은 전략을 그가 공약으로 제시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 정부 속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고자 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교육부 위에 청와대 있고 청와대 위에 사걱세 있다는 악의적 기사를 썼지만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김상곤 계열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해도, 그를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냐 해명하지도 않았습니다. 비난은 그 싸움을 싸우기로 한 자들의 운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우리에게 희망을 준 모든 약속을 무너트리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입시사교육은 사라집니다!”라고 외쳤던 그 외침, 그렇게 들었던 깃발은 이제 내려놓아야할 운명입니다. 

정부 정책이 발표된 후, 그렇게 깃발을 내려야할 것인가를 고심했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운명, 권력이 그렇게 정했으니 우리는 수용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 대신 전략을 수정해 새로운 전망,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지 그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품고 나니 공허했습니다. 잃어도 울지 않고, 빼앗겨도 울부짖지 않는데, 무슨 미래가 있단 말입니까? 세월이 지나 정치가 우리 주장을 받아 장미빛 미래를 약속한다 해도 오늘처럼 다시 배신의 때가 올 텐데, 그때도 쉽게 포기하고 미래를 노래할 것인가? 우리 단체도 늙어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습니다. 단체가 설립된 지 10년, 우리 대표들도 이제 그만 붙들었던 배의 키를 누군가가 전한 후, 뒤에서 이름을 빌려주는 존재로 살아야할 늙음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의 역할은 무엇인가? 여기서 빼앗긴 희망을 인해 우는 일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울 것입니다. 우리가 울어야 왜 그렇게 우느냐 사람들이 물어올 것입니다. 그렇게 물을 때, 우리가 잃어버린 것 빼앗긴 것을 이야기할 것이고, 사람들이 그제서야 깜짝 놀라 도둑맞아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으려 나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입니까? 아이들의 미래입니다. 우리가 빼앗긴 것이 무엇입니까? 입시 경쟁, 경쟁 교육 속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을 자유인으로 만들겠다는 약속, 그 속박을 풀어주겠다는 선언문입니다. 그걸 지금, 도둑 맞았습니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입시 사교육은 사라집니다.”라고 선언하며 치켜 올렸던 깃발을 빼앗겼습니다. 슬프고 애석한 일입니다. 

이대로 절대 있지 말아야한다고 결심합니다. 이제 상한 마음을 품고 거리로 나설 것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일입니다. “왜 우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를 듣고 “빼앗긴 희망, 빼앗긴 자유, 빼앗긴 봄”을 함께 되찾아 나설 때까지, 울고 또 울어야할 것입니다. 그래야 그 다음이 보일 것입니다.



2018. 9. 4.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올림


※몇가지 행동에 참여해 주십시오.

■ 지금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김수현 사회수석 경질과 교육수석실 부활하라’는 청원을 벌이고 있습니다. 함께 참여해 주시고 카톡 등 SNS를 통해 주변에 널리 알려 주십시오.
 국민청원 바로가기


■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정리하고, 이것이 폐기된 것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3분 동영상 시리즈 등을 보내 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 다음 주 토요일(9월 15일, 오후 5시)부터 당분간 매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장소 미확정,추후 공지)에서 관련된 촛불광장집회를 시작합니다. 자세한 것은 곧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관련 기자회견문을 첨부로 보내드리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타 대통령 교육공약 지킴 운동과 관련해서 아이디어, 제안 및 기타 하시고 싶으신 말씀을 아래 게시판에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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