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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브리핑 제5호] 북, 포전담당책임제를 자체 실정에 맞게 전국 확대 노력

뻬뻬로 2018. 11. 6. 12:24
북, 포전담당책임제를 자체 실정에 맞게 전국 확대 노력
 
 
조성찬


□ 남녘의 들판과 마찬가지로 북녘 역시 황금 들판의 추수기를 맞고 있음. 북은 2018년 11월 2일자 로동신문을 통해 평안남도 일부 협동농장 단위에서 증산 효과가 나타난 결정적 요인으로 ‘포전담당책임제’를 지목하며, 포전담당책임제를 자체의 실정에 맞게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음.

○ 이 기사는 흥미롭게도 1910년대 이후 일제 강점기 시기, 일제가 만든 각종 소작료가 50%에서 최고 90%에 달해, 1910-1921년 동안 만주로 이주한 소작농 수가 수십만 명에 달한다는 기사와 함께 배치되어 있음.

□ 북의 기본적인 농업 생산방식은 협동농장 시스템으로, 오늘날 이 시스템은 ‘협동농장 – 작업반 – 분조’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음.

○ 하나의 협동농장은 몇 개의 작업반이 결합된 것으로, 원래 150명가량 되는 하나의 ‘작업반’이 농업 생산활동의 기본단위였음. 그러나 인원이 너무 많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1965년 5월 김일성 주석이 강원도 회양군 포천협동농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작업반을 10~25명 단위로 하는 ‘분조’로 나누었음.

○ 그런데 이 역시 식량 증산에 한계를 보이자,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확립할 데 대하여’라는 담화를 발표하고, 분조의 규모를 7~8명 선으로 더 줄이고, 가족 내지 친인척 단위로의 구성도 허용하였음. 또한 새로운 분조에게 일정한 토지와 밭을 책임지고 경작하도록 하는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함. 농민들은 생산량의 30%만 국가에 ‘지대’로 납부하고 나머지는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었음.

□ 2018년 11월 2일자 로동신문은 작년에 시범적으로 실시한 포전담당책임제가 여전히 ‘평균주의’라는 분배원칙을 적용하면서 생산의욕을 떨어뜨리고 증산에도 한계를 가져왔다고 평가했음. 국내 데일리N(2018.10.4.)에 따르면, 실시 초기에 국가가 생산물의 거의 대부분을 빼앗아가면서 이 제도의 효과가 크게 반감되었다는 내용도 있음.

○ 11월 2일자 로동신문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실정에 맞도록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며, 추수를 포전담당자별로 진행하고, 예상수확고에 기초하여 자기 몫을 미리 알려주고 수매계획을 달성한 농부들에게 현장에서 자기 몫을 바로 분배하도록 했음.

○ 로동신문에 따르면, 당은 이 사업을 단순히 생산물 분배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당의 농업정책 관철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한 군들’이 전국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책임자들이 생산자 대중 속에 깊이 들어가 ‘해설선전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음.

□ 국내 연구자 사이에서 포전담당책임제가 실제로 식량 증산으로 이어지지 않아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고 있음. 그런데 관련 소식에 따르면, 포전담당책임제가 실제로 시작된 것은 작년부터임. 게다가 국가 전반적으로 적용된 것이 아니라 일부 지역 단위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었음.

□ 정리하면, 현재 포전담당책임제는 전국적으로 모든 곳에 적용한 것이 아니라, 일부 단위에서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단계임. 향후 자체 실정에 맞도록 전국적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촉구하면서, 동시에 협동농장 소속 농민들에게 제도의 취지와 방향을 교육하려는 단계로 보임.

○ 따라서 이 제도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국내 연구자들의 평가는 보류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북 정부가 이 정책을 단순한 분배정책이 아닌 당의 중요한 농업정책 전환으로 인식하고 앞으로 전국 범위로 확대 적용하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북의 ‘포전담당책임제’와 형식상 유사해 보이는 중국의 ‘가정연산승포책임제’는 물권법 제정(2008) 이후 물권으로 인정되었다는 점에서 재산권의 법적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전담당책임제가 지역별 실정에 맞도록 확대 적용되고, 또한 약속한대로 소출의 70%가 농민들에게 주어지는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게 되면 향후 식량증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

*원문보기 : 
https://drive.google.com/open?id=1RbKSWlnQkIv65L94YCAgToeIPTJ9sG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