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1월 재단 모금팀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한올'이라는 후원회원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인권기행도 가고 공연도 보고 강연도 듣고 등산도 함께 하면서 후원회원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일 년에 몇 번 더 늘었습니다.
저를 처음 만나는 분들은 재단의 후원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를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대략 천삼백 명 정도라고 말씀드리긴 하지만, 숫자로만 설명하기에는 아쉬운 게 있습니다.
아는 회원 중에 낮에는 아르바이트, 저녁에는 청년단체에서 비상근으로 활동하는 분이 있습니다. 이 분에게는 매년 최저시급과 같은 금액을 월 후원금액으로 정하겠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시급이 오르는 만큼은 기부를 늘리겠다는 결심이지요. 올해는 8,350원이니 그만큼 증액하시겠다고 합니다.
또 다른 회원은 목돈이 생겼는데 어디에 기부할지 고민하다 재단을 찾았습니다. 이분께 재단은 듣도 보도 못한 곳이었지만, 재단과 먼저 인연을 맺었던 따님의 추천으로 선뜻 기부를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파트너와 함께 살게 된 날을 기념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선택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어린 자녀의 미래를 그리며 본인과 더불어 자녀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연말이면 늘 기부를 하면서도 한사코 이름은 밝히지 않기도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천삼백 명이 넘는 재단 후원회원의 이야기를 다 소개하고 싶습니다. 한올 모임에서 후원회원을 만나다 보니, 지금의 재단은 기부금액을 넘어서 기부자들의 결심과 믿음이 쌓여서 만들어진 곳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재단은 여느 단체보다 묵묵히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느낍니다.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후원유지율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 번 시작하면 오랫동안 재단과 인연을 맺어간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삶의 근간을 이루는 인권이 바로 서야 사회가 나아질 수 있다는 묵묵한 믿음을 재단에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재단에서 '인권활동의 버팀목이 되겠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런 재단의 든든한 버팀목은 역시 후원회원입니다:)
올해는 지역에 계신 후원회원 분들을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재단이 서울에 있어 수도권에 계신 회원과만 소통하는 것 같아 항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광주, 대구, 부산, 전주 등을 찾아가서 또 다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