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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자유 비평 71호] 추미애 대표의 지대개혁론과 청와대의 소득주도성장론

뻬뻬로 2017. 9. 13. 13:25
2017-2호(71호) | 발행일:2017. 9. 11.

추미애 대표의 지대개혁론과 청와대의 소득주도성장론

 

토지 불로소득을 언급하면서 추 대표는 ‘사계절’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를 호명했다. 헨리 조지는 특권의 핵심이 토지특권이라고 보고, 이 특권이 낳는 지대를 환수하면 경제 효율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불평등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헨리 조지 가 ‘사계절’의 경제학자로 불리는 까닭은 토지는 농경시대에도, 산업화시대에도, 정 보화시대에도, 인공지능시대에도 그 중요성이 전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헨리 조지의 진단과 처방은 어디서나 어느 시대에서나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토지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모든 역사는 언제나 어디서나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토지소유자들에게 경제적ㆍ정신적으로 예속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날에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자영업자는 높은 임 대료에 허덕이고 있고, 토지가 없는 가구는 높은 전월세비용을 감당하느라 고통스 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사무실을 임대해서 쓰는 (벤처) 사업가도 높은 임대료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반면에 다주택보유자와 어마어마한 토지와 빌딩을 소 유한 재벌 대기업은 가만히 있어도 엄청난 불로소득을 향유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헨리 조지는 토지 불로소득을 완전히 환수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중략)

중요한 문제제기와 놀라운 통찰에도 불구하고 연설문에 나타난 추 대표의 정책 처 방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추 대표가 언급한 다주택자들에 대한 임대소득 과세와 부동산과다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는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지대개혁’에 걸 맞 는 정책을 도출하려면 보다 근본적 사고가 필요하다. ‘지대추구의 덧’의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그것에 근거해서 처방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해야 추 대표가 말했듯이 지대개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멈춰진 심장을 다 시 뛰게 하는 ‘가장 위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진보의 대명사 조봉암 농림부장관과 보수가 추어올리는 이 승만 대통령의 합작품이 바로 ‘농지개혁’이라고 한 부분이다. 맞다. 조봉암뿐만 아니 라 성공적인 농지개혁에 이승만의 역할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나아가서 오 늘날 진보는 이승만의 긍정적 유산을 오늘에 계승하자고 보수를 설득해야 한다. 진 보와 보수 모두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 다시 말해서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는 차원 에서 농지개혁 정신 계승을 고민한다면 지대개혁론과 만나게 될 것이다.

남기업 / 토지+자유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