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님의 평화로 문안드립니다.
제 소개를 잠시 드리면, 저는 지금 희년사회를꿈꾸는사람들과 주거권기독연대를 섬기고 있는 박창수라고 합니다. 사랑누리교회에서 협동 목사로도 섬기고 있습니다. 전에는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현 희년함께)을 오랫동안 섬겼었고, 그 후에는 한미FTA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을 5년 동안 섬긴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이 메일을 드리게 된 것은 ‘한국 타이어 산업 재해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를 요청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한국 타이어’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성 화학물질(복합 유기용제)과 위험한 작업 조건 아래 계속해서 죽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고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이하 산재협)를 돕고 연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 바로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구하는 일에 헌신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이라 믿고 이렇게 연대를 요청 드립니다.
제가 한국타이어 산업 재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박응용 산재협 위원장님으로부터 한국타이어 산재 노동자들이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하고, 회사와 동료와 심지어는 가족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은 채 집에서 외롭게 죽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저는 20대 초반의 나이였던 1990년대 초에, 교회 형제자매 몇 사람과 함께 주일 아침마다 서울 면목동에 있는 어느 병원에 가서 병실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며 예배를 드리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환자들 가운데는 ‘원진 레이온’ 독가스 피폭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선명한데, 산소마스크를 하고 몸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누워계셨고, 그 옆에는 기약 없이 간병하고 계신 사모님이 계셨습니다. 그 환자들은 모두 고통에 신음하고 있었고 간병하는 가족들은 모두 지쳐 있었습니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저는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이 한국 타이어 산재 노동자들은 그런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집에서 외로이 죽어갔다는 사실에 저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실행하게 만들어서, 다시는 이런 참상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지난주에 산재협이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 회견을 할 때 동석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 ‘피폭자’ 유종원 선생님(72세)이 참석해서 증언을 해 주셨는데, 그 분은 1980년부터 1999년까지 19년 동안 한국 타이어에서 근무했었습니다. 그 분의 온 몸에는 중금속 납이 분포되어 있고 그 분이 느끼고 있는 고통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 분은 독성 화학물질에 의해, 백혈병에 해당하는 말초신경염과 정신 질환을 비롯해서 모두 5가지 중대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타이어 신탄진 공장에서 그 분과 함께 일했던 그 지역 분들 가운데, 그 분 나이 또래의 분들은 이미 모두 사망하고 그 분만 생존해 계신 상태입니다.
그런데 유종원 선생님(72세)은 또한 한국 타이어 공장이 있는 신탄진 소재 예장 통합 교단의 교회에서 52년 동안 신앙생활을 해 오신 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신앙의 힘으로 지금까지 버티며 올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 타이어에서 일하다가 죽어가고 있는 노동자들 가운데에는 다름 아닌 우리 신앙의 형제자매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 분은 외신 기자들에게 두 가지를 힘주어 강조하셨습니다.
“한국 타이어는 살인 기업입니다! 한국 타이어 노동자들은 노예 상태에 있습니다!”
유종원 선생님이 외신 기자 회견을 마치고 신탄진으로 내려가기 위해 저와 헤어질 때, 제가 “선생님, 가장 바라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을 드리자, 그 분은 제게 “노예 해방입니다! 한국 타이어에서 노예 해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노예 해방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희년(禧年)’의 매우 중요한 정신입니다. 이 희년 정신에 동감하는 모든 교회와 사회 선교 단체들이 산재협과 연대하여, 한국 타이어에서 노동자들을 이 비참한 노예 상태로부터 해방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에 산재협과 그리스도인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이번 주 금요일에 마련했습니다.
<한국타이어산재협의회와 그리스도교계 간담회>
■ 일시: 2017년 11월 17일(금) 오후 3시
■ 장소: 영등포산업선교회
한국 타이어 산재 해고 노동자인 박응용 위원장님은 현재 온 몸이 아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을 만나기 위해 멀리 청주에서 다른 산재협 분들과 함께 올라오실 예정입니다. 많은 참석을 요청 드립니다. 참석하실 수 있는 분들은 저에게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 등으로 성함과 함께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 휴대전화는 010-7459-8697입니다. 그리고 비록 이 자리에는 여건상 참석하지 못하시더라도 한국타이어 산재협과 연대할 뜻이 있는 분들(교회나 단체, 개인)은 회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자세한 상황은, 첨부한 파일 “한국타이어 산재 연대를 위한 세부설명”에 잘 요약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시리즈 기사에 가장 잘 보도되었습니다. 모두 긴 분량이 아니니 꼭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MB의혹] 이명박 사돈家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死 은폐?
http://www.sisa-news.com/news/article.html?no=110146
2. [MB의혹] 한국타이어ㆍ가습기살균제, ‘유독물질’ 평행이론?
http://www.sisa-news.com/news/article.html?no=110179
3. [르포]‘죽음의 아우슈비츠?!’ 한국타이어 여직원 “검은 생리가…”
http://www.sisa-news.com/news/article.html?no=110232
4. 한국타이어 과거 흉칙한 민낯... 위해성폐기물 처리안하고 아파트부지 매각
http://www.sisa-news.com/news/article.html?no=110308
5. [뒷풀이] 이명박-다스-한국타이어…물면허 ‘MB 카(car)넥션?!
http://www.sisa-news.com/news/article.html?no=110375
깊어가는 가을에,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께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주님의 평화가 이 땅의 고난 받는 한국 타이어 노동자들, 그리고 산재 노동자들과 이미 고인이 된 산재 노동자들의 유가족 모두에게 함께 하기를 빕니다.
'공의와 인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린강좌 초대] '전월세 계약서 쓰기' 11월 28일 저녁 7시, 강사 집토스 이재윤 대표, (0) | 2017.11.25 |
---|---|
통인동편지] 총선넷은 무죄입니다 (0) | 2017.11.25 |
통인동편지] 공공기관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 (0) | 2017.11.08 |
뉴스레터 <사람이 사람에게 #052> (0) | 2017.11.07 |
인권재단사람과 오마이뉴스가 함께 하는 스토리펀딩 ‘인권이즈커밍’ (0) | 2017.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