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계 2021학년도 수능 수학 시험범위 기하 포함 의견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2018.2.27.)
수학계는 국가 교육과정까지도 무시하는 ‘기하’ 수능 출제 주장을 즉각 멈추십시오.
▲수학계를 비롯한 과학기술인 단체장들은 2월 21일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 과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함. ▲수학 ‘가형’에 ‘기하’를 포함해서는 안 되는 이유①: 기하가 시험 범위에 포함되면 고2~3학년 2년 동안 최소 5단위 과목 5개를 이수하게 되는데 고3 때는 EBS 연계 교재를 해야 하므로 고2 때 5과목을 이수해야 하니 한 학기는 수업 시간의 절반에 가까운 3과목 15시간을 온통 수학만 하게 되는 엄청난 부담을 학생들이 지게 됨. ▲수학 ‘가형’에 ‘기하’를 포함해서는 안 되는 이유②: 교육부 설문 조사에서 대학교수ㆍ교사의 76%가 ‘기하’를 제외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를 ‘수학 가형’ 시험 범위로 선택함. ▲수학계를 비롯한 과학기술인 단체장들은 회원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대학교수ㆍ교사의 76%가 ‘기하’를 제외하는 데 동의)를 무시하고 단체장들만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성명서를 발표하여 여론을 호도한 경위를 해명해야 함. ▲‘기하’를 수능 과목에 포함하지 않더라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하’ 과목이 필요한 학생은 누구나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데, 굳이 수능 과목에 포함시키게 되면 모든 수험생에게 필수를 강요하는 것이며, 이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임.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와 학교 교육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수학 ‘가형’에 ‘기하’를 절대 포함해서는 안 됨.
대한수학회를 비롯한 한국수학관련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과학기술인 단체장들은 2월 21일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 과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성명서의 내용은 지난 2월 19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교육부의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 연구안’(이하 2021학년도 수능안) 공청회에서 발표한 수능 수학 ‘가형’ 출제 범위에 대한 이의 제기였습니다. 연구진이 제안한 수학 ‘가형’ 출제범위는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 제외)”였습니다. 이번 발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으로 인한 것입니다. 즉 교육 과목과 이를 운영하는 방식 등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에 맞게 수능도 출제 과목 및 범위가 변화되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수학‘가형'에‘기하'를 포함해서는 안 되는 이유①: 기하가 시험 범위에 포함되면 고2~3학년 2년 동안 최소 5단위 과목 5개를 이수하게 되는데 고3 때는 EBS 연계 교재를 해야 하므로 고2 때 5과목을 이수해야 하니 한 학기는 수업 시간의 절반에 가까운 3과목 15시간을 온통 수학만 하게 되는 엄청난 부담을 학생들이 지게 됨.
연구진이 수학 ‘가형’ 출제범위를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통계”의 세 과목으로 정하고 부득이 “기하”를 제외한 이유는 한마디로 ‘공교육 정상화’였습니다. [그림 1]의 발표 자료에서 보면, ‘학교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운영에서 학생 수학 학습 시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 바로 공교육 정상화입니다. ‘기하’가 4차 산업혁명이나 이공계 전공 학습에서 그렇게 중요하다면 대학은 기초교양과목으로 ‘기하’를 편성하여 제대로 가르쳐서 해결하는 방안이 가장 좋은 방안일 것입니다. 왜 전공 연구에 필요하다고 하여 고교 교육과정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까지 고교에서 모두 필수로 배우고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까? 논란이 있겠지만 교육부는 최근 2021학년도 수능에서도 EBS 연계율 70%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수능에서 EBS 연계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고3 교실에서는 ‘교과서가 아니지만 진짜 교과서’가 되어버린 <수능 특강>과 <수능 완성> 교재를 배워야만 합니다. 수능 수학 시험 범위의 교재를 두 종류나 가르치려면 정규 수업시간만으로는 어림도 없어서 고3 수업은 방과 후 수업까지 온통 EBS 연계 교재로 수업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고2까지 시험 범위의 진도를 모두 마쳐야만 고3 때 EBS 교재로 수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표에서 보는 바대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하’가 진로 선택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만약 수학 ‘가형’ 시험 범위에 ‘기하’가 포함되어 현재 수능과 같이 시험 범위가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로 된다면 “수학Ⅰ, 수학Ⅱ”는 저절로 시험 범위에 포함됩니다. 왜냐하면 “수학Ⅰ, 수학Ⅱ”는 모두 미적분의 기초 내용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2 때 공부해야 할 과목이 5과목으로 어느 한 과목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5과목은 모두 5단위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5시간씩 수업을 해야 합니다. 고2 때 1, 2학기로 나눠서 가르치더라도 어느 한 학기는 세 과목을 해야 하고, 그런 경우 전체 수업 시간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5시간이 수학 시간이 되는 것입니다. 하루 평균 3시간이 수학이므로 어떤 날은 4시간이 편성될 수 있는데 최악의 경우 1교시도 수학, 2교시도 수학, 3교시도 수학, 4교시도 수학인 학급도 나올 수 있습니다. 아무리 수학이 중요하다고 해도 전체 과목의 절반을 수학으로 편성하여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에게 주는 부담은 엄청날 것이며 수학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과목은 정말 불필요한지,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수학‘가형'에‘기하'를 포함해서는 안 되는 이유②: 교육부 설문 조사에서 대학교수ㆍ교사의 76%가 ‘기하’를 제외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수학 가형’ 시험 범위로 선택함.
교육부는 이번 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17개 시도교육청 및 교수·교사, 학부모 2119명을 대상으로 수학 ‘가형’ 시험범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4%가 ‘기하’를 제외한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수학 ‘가형’ 시험 범위로 선택했습니다.  학부모 등 시민단체를 제외하더라도 대학 교수와 교육전문직, 교사들의 반응만 따져도 3/4이 넘는 76%가 연구진의 안에 동의한 것은 수학 ‘가형’의 시험 범위로 ‘기하’를 포함하는 것이 2015 교육과정 개정 취지와 수능 출제 범위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입니다. 일반 시민이 아닌 전문가들도 ‘기하’가 시험 범위에서 제외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설문 조사는 과목별로 본인이 지정해서 설문에 응하는 것이라 수학 교과에 대한 설문에 응한 대학 교수와 교육전문직, 교사들은 대부분 수학을 전공한 사람들일 것이고 이들은 수학 관련단체의 회원일 것인데 왜 이번 성명서가 나오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 의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번 성명서에 참여한 각 단체장들이 회원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성명서 작성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실제로 10여개 학회로 구성된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의 주된 학회라고 할 수 있는 대한수학회와 한국수학교육학회, 대한수학교육학회 등 세 곳의 홈페이지 공지사항 등을 살펴본 결과 2018년 들어 회원들에게 이번 성명서 작성에 동의를 묻는 사항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 중 대한수학회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당일 공지사항에 보도자료를 게시하기만 했고, 다른 두 학회는 성명서 발표 사실 조차 공지하지 않았습니다([그림 2], [그림 3], [그림 4] 참고).    전문가라는 입장에서 교과의 이익만을 위해 학부모 등 시민들 절대 다수가 동의하는 의견을 무시하는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지성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며, 교과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심정을 금할 길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번 성명서는 수학계나 과학계 전체의 의견이 아닌 일부 단체장들의 개인 의견에 불과하며 오히려 회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단체장들이 독단적으로 성명서 발표에 동의한 경위와 책임을 물어 다시는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하’ 과목은 필요한 학생이 누구나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인데, 수학 가형 시험 과목에 포함시키면 모든 수험생에게 필수를 강요하는 것이며, 이는 교육과정의 취지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기하’ 과목은 진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진로선택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누구나 수강할 수 있도록 편성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수능에서 기하 과목이 제외돼도 이공계열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은 반드시 기하 과목을 이수해야 할 것이고, 기하 과목을 이수하지 않을 것이 우려가 된다면 대학에서 취할 방도는 얼마든지 많이 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에서 ‘기하’를 모든 이과 학생에게 필수로 이수하게 하는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전면 부인하는 것이며, 모든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지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이공계 대학에서 ‘기하’가 필요하다면 1학년 교양과정이나 해당 학과의 전공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우리의 요구
1. 수학계는 대학 전공 지도에 필요하다고 하여 그동안 고교에 그 부담을 모두 지워온 결과 학생들의 수학 능력을 함양하기는커녕 오히려 수포자 양산만 가져온 책임을 이제라도 통감하고, 국가 교육과정마저 부정하는 ‘기하’ 수능 과목 포함 주장을 즉각 멈추십시오.
2.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 가형’ 시험 범위에 ‘기하’가 포함되어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저해하는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연구진의 결과를 수용하십시오.
3.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인 과다한 학습량 경감, 수포자 양산 해결을 위해 ‘수학 가형’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대폭 늘어나는 문과 학생의 ‘수학 나형’의 시험 범위 축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2018. 2. 2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최수일(02-797-4044/내선번호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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