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Leave no one behind 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식 알림
일시 : 2018년 4월 25일 18:00 ~ 장소 : 마로니에공원
- 사전 행사(17:30) : 블랙카펫, 포토존
- 개막식(18:00) *사회 : 김윤영(빈곤사회연대), 김정훈(한국피플퍼스트) *식순 개막식 축하 공연 : 쿨레칸 트레일러 상영 영화제 소개 : 이상엽 집행위원장 개막 선언 : 문경란, 박경석 공동조직위원장 축하인사 : 동영상 상영 축하 공연 : 민들레장애인야학 퍼포먼스 심사위원 인사 : 심사위원들 축하인사 : 조석영 서울장애인복지관 회장 개막작 감독 인사 : 장혜영 연출 개막작 <어른이 되면> 상영
개막작_ 어른이 되면
연출 장혜영 장르 다큐멘터리 제작년도 2018 상영시간 98분 상영일시 4.25(수) 18:00 마로니에 공원 / 4.26(목) 12:00 마로니에 공원 / 4.28(토) 11:00 유리빌딩 5층
시놉시스 | 나에게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여동생이 있다. 동생은 단지 중증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13살이 되었을 때 장애인 수용시설로 보내져 30살이 되도록 그곳에 살아야 했다. 나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런 동생의 삶을 동생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동생을 다시 사회로 데리고 나와 둘이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렇게 다시 같이 살기 시작한 우리 자매의 첫 6개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와 인권 | “아.. 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화낸 거냐고 묻는 말에 혜정씨는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한다. 언니 혜영씨는 화내도 된다고, 자신도 화를 자주 낸다고 말한다. 영화에서 잠깐 지나가는 이 장면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십여 년 전에 알게 됐던, 뇌병변 중증 장애가 있던 그가 생각났다. 삶의 절반 이상을 시설에서 지내다가 나온 그는 ‘어른’이지만 돈을 주고 물건을 사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냉장고에서 언제든 자유롭게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다는 게 좋긴 한데 이상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웃었다.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나는 참으로 눈치 없게도 그게 그의 성격이 아니라, 생존방식임을 시간이 꽤 지나고서야 알았다. 화를 낼 수 없는 사람들, 자신에게 화를 내도 될 권리가 있음을 잊고 사는 존재들이 있다. 보통 자신을 죽여야 살 수 있는 존재들이 그렇다. 이를테면 사회에서 다양한 폭력에 노출된 자들이 주체성을 박탈당하면서 자아를 죽여야 견딜 수 있게 되었을 때, 통제에 익숙해지고 무력감이 내면화 된다. 혜정씨가 지내던 장애인 시설이 폭력이 횡행하는 아주 나쁜 시설은 아니었을지라도, 어쨌든 혜정씨가 화를 낼 권리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부당한 현실에 대한 정당한 화였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화를 내는 건 부적절한 일이며, 죄송하다고 거듭 말하는 건 혜정씨가 시설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방어하는 익숙한 화법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발달장애가 있는 혜정씨가 지역에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밥을 할 줄 알고, 물건을 구입할 줄 아는 ‘능력’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집요하게 장애인들에게 말해왔다. 몸을 바꾸고 훈련해서 이 사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살라고,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 적응하라고. 그리고 장애인권운동은 우리의 몸을 바꾸려 들지 말고,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외쳐왔다. 뜨거웠던 이동권 투쟁을 통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 사회가 갖춰야 하는 ‘능력’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됐다. 이제는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우리 사회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다. 혜정씨의 둘째 언니이자, 영화를 연출한 장혜영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자립’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세상에 다시없는 존재로서 ‘자기다움’을 위한 여행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세상속의 자기자리를 찾아 나가는 것이야말로 ‘자립’의 참된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 말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삶의 과정을 영화는 잘 보여준다.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갖지 못하도록 집요하게 배제되었던 소수자들. 특히 장애인들이 배제 됐던 것은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들과 함께 살 ‘능력’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한진희(반다) 심사위원
초대글
1. 연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문경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공동조직위원장. 인권정책연구소 소장.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가 16회를 맞았습니다. 올해도 장애인 인권에 대한 첨예한 문제의식을 열정으로 녹이고, 정성으로 다듬어, 영화제를 준비했습니다. 훈훈한 봄바람을 느끼며 영화를 감상하고 함께 토론하면서 인권과 연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서로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살아가는 존재는 없습니다. 흔히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자립의 삶을 강조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타인에게 의존해야 비로소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제각각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하기 바쁩니다. 전 세계를 휘몰아치는 신자유주의 광풍 앞에서 제 앞가림하기에도 힘이 부쳐 이웃이나 주변에 눈 길 한번 주고 손 한번 내미는 사람도 드문 세상입니다. 때문에 권력없는 소수자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사회 바깥으로 점차 밀려나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올 영화제의 슬로건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존재이며, 존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인권의 주체로서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이라야만 나와 우리가 세상에서 배제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존엄은 공동체가 함께 힘을 모으고 연대할 때 보장됩니다. 일찍이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사아디는 “손가락의 한 부분이 고통을 겪으면 다른 부분도 평안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을 지낸 알비 삭스는 “노숙인 이 거리를 헤맬 때 노숙인의 존엄성만 훼손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다함께 비참해진다”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배제되고 차별받는다면 우리 모두의 존엄과 인권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영화제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과 연대의 의미를 깊이 성찰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장애인인권 운동의 그 뜨거움과 절실함에 전염되어,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면 더욱 좋겠습니다. 올 영화제를 준비하는 내내 잊을 수 없었던 분이 있습니다. 이 영화제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이후 혼신의 힘을 다해 영화제를 이끌었던 고 박종필 감독입니다.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리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영화제를 기획하고 심사하고 운영하느라 애쓰신 모든 분들을 기억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벽돌하나 쌓아갑시다.
- 박경석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공동조직위원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 공동 대표.
‘누구도 배제도 하지 않는다(Leave no one behind)’. 가슴 떨리게 바라는 표현입니다.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어디서 누가 한 말인지 몰랐습니다. 2015년 UN총회에서 한 말이더군요. UN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17가지의 의제를 채택하면서 각 의제마다 적용되는 기본원칙으로 그 말을 사용하였다 합니다. 그것을 알았을 때 많은 거리감을 느꼈고, 권력자들의 세 치 혀에 머무는 공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기 위해’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지하철 리프트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모든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을 도입하기 위해 장애인이동권 투쟁을 했습니다. 지하철로에 내려갔고, 버스를 점거하고, 권력자들이 계시는 관공서와 거리를 점거하고, 이순신 장군 동상에 올라가 ‘장애인도 버스를 타고 싶다’ 현수막을 내리며 장군님께 부탁도 드려보았습니다. 2002년 발산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에서 또 떨어져 죽은 후 국가인권위원회를 점거하고 39일 동안 단식농성을 하면서, 그 당시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마침내 약속을 받아내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명박은 제대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장애인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은 별도의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었습니다. ‘이동권’이라는 단어가 2003년 국어사전에 등록이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마저 저상버스 도입이 헌법으로부터 나오는 권리가 아니라고 부정한 판결을, 우리는 가장 밑바닥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의 행동을 통해 권리로 확인하였습니다. 그 결과 지금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는 휠체어 탄 장애인뿐만 아니라 교통약자들 모두가 함께 이용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기 위한 우리의 작지만 소중한 노력이 바로 UN에서 채택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한 실천이었습니다. 저는 권력자들의 말, 세 치 혀에 머무는 공허함과 거리를 행동을 통해 채우려고 합니다. 그 행동을 그냥 말로만 설명했다면 곧 잊혔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 행동을 기록했습니다.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영상이 <장애인이동권투쟁보고서-버스를 타자>입니다. 우리 곁에서 함께 싸우며 기록하고 영상을 만들어 영화제를 만들어온 동지가 바로 ‘박종필 감독’입니다. 저는 그가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 남기고 간 선물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작지만 이제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박종필 감독을 새롭게 기억하고 그가 남긴 소중한 선물을 모두에게 더 깊고 넓게 나누었으면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이 차별의 문제를 인권의 시각으로 기록하고 영화로 만들어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함께 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이 세상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열여섯 번째로 열리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를 축하하고 함께 보는 것으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벽돌 하나 쌓아갑시다.
3.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_ 심사총평
-박김영희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심사위원장.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
5년 동안 불가능할 것 같았던 광화문 농성을 2017년까지 지켜냈다. 5년 농성의 시작과 과정을 다룬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1842일차 그리고>(장호경 감독)가 제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광화문역 지하 2층에서 하루도 쉼 없이 시민들에게 서명 받으며, 전국의 활동가들이 광화문 농성장 지킴이가 되어 서울로 오가기가 몇 번이었는지…. 그렇게 1842일을 지켰다. <어른이 되면>(장혜영 감독)은 개막작이다. 장혜영 감독의 한 살 아래 동생이 발달장애여성이고 동생은 선택의 여지없이 시설에 맡겨졌다. 그래서 언니는 동생을 시설에서 데리고 나와 지역에서 자매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올해는 유난히 응모한 작품 중에 장애인을 형제로 둔 비장애형제들의 작품들이 여럿 있었다. 상영하게 된 작품 중에 <낙서>(박예원 감독)도 있다. 이렇게 가족 이야기가 많은 것은 아직도 장애인을 국가가 책임지고 다양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장애는 가족의 문제로 전가되고 있고, 부모가 안 계시면 비장애 형제에게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1842일차 그리고>는 별개가 아니다. 농성 5년 동안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것이 탈시설 정책이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장애인 형제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하여 부모가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국가는 장애인을 사회부터 배제시켜왔다. 장애를 가진 사람이 되는 순간 존재하지 않는 존재로 교육에서 이동에서 노동에서 모든 것에서 배제되어진다. 사회는 사람의 가치를 생산력, 효율성 중심으로 평가하고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조화된 곳에서 장애인은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서울장애인 인권영화제는 이와 같은 사회에서 장애인인권을 배제하는 것에 저항하는 영화들을 찾았다. 제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누구도 배제 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목적으로 영화를 공모하였다. 총 38편의 영화가 공모 되었고 그 중 우리가 이번에 지향하는 것과 맞는 10편의 영화를 심사위원들의 숙고 끝에 선정하였다. 이번 영화제는 이 영화제 시작을 함께 하셨던 박종필 감독님의 부재가 너무 큰 시간들이었다. 그분을 대신할 수 없는 빈 부분들을 채워내려고 여러 분들이 수고 많이 하셨다. 이 지면을 빌려 박종필 감독님 영면하시길 다시 기도 드리며, 수고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제16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배제 의 차별에 강하게 저항하는 몸짓이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참고.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구성
[조직위원회] 공동 조직위원장 : 문경란(인권정책연구소 소장)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조직위원 : 권해효(배우) 김동원(푸른영상) 김명학(노들장애인야학) 김일권(시네마달) 김조광수(감독) 김준우(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래군(인권중심사람) 박현(한국장애인자립생활협의회) 배복주(장애여성공감) 변영주(감독) 양영희(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오상만(가온장애인자립생활센터) 오정훈(인디다큐페스티벌) 이원교(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최용기(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재호(장애인문화공간) 홍세화(장발장은행)
[집행위원회] 집행위원장 : 이상엽(문화활동가) 집행위원 : 김순화(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유미(노들장애인야학) 박세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박승하(장애해방열사_단) 박옥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기풍(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사무국) 장진석(수화통역사) 정성철(빈곤사회연대)
[심사위원회] 심사위원장 : 박김영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심사위원 : 김미현(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주현(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성준(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한진희(반다/다른몸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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