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 안녕하세요! 발바닥행동의 아라예요.
오늘 오후 반차를 내고 퇴근하기 40분 전에 갑자기 회원님들께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요.
너무너무 더운 여름입니다. 여름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기도 해요.
덥고, 습하고, 벌레도 많고, 해가 길어 피곤하고, 시끄럽고..
사무실을 이사하고 나서 전 집이 아주 가까워 걸어와야만 하는데,
아침에 씻고 나오는데 땀으로 한 번 더 샤워하며 출근합니다. ㅜㅜ
사무실에 오면 씩씩대며 ‘더워!’를 한 열 번 말하고, 에어컨 밑에 한참 있다 일을 시작해요.
이렇게 더운 날엔 시원한 냉면이 먹고 싶은데, 사무실 근처에 냉면 맛집이 있어요-!!
제 입맛엔 좀 삼삼한데, 자극적이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요. 고소할 지언정 너무 달지 않아 좋아요.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비빔장소스가 다른 것도 신기하고요.
하지만 양이 조금 적은 게 함정입니다. 제겐 0.7인분이고 2천원짜리 사리를 추가하면 비로소 1인분이 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3천원짜리 물만두를 먹으면 아주 뿌듯한 식사가 된답니다. (별로 반주할 분위기는 아니에요ㅎㅎ)
회원님이 혜화를 지날 때 ‘그, 저번에 메일에서 말해준 냉면집이 어디죠?’라고 문의전화(ㅋㅋ)주시면, 냉큼 달려나가겠습니다.
저는 요즘 요가를 시작한지 두달째에요. 혈액순환이 너무 안되기도 했고, 집-사무실에 뭐하나를 껴넣고 싶더라고요.
평일 내내 집-사무실인채로 365일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좀 쓸쓸해서요.
일주일에 2번, 3번 저녁시간을 빼 운동을 하는 건 생각보다 더 많이 부지런해져야 하고, 더 많이 인내할게 많다고 느껴요.
일을 계획있게 해야 하고, 일이 밀린다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하거든요.
쌓이는 일들에 제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 힘이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언제나 어렵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요가는 아주 만족스러워요.
자세를 엇비슷하게 따라해도 몸과 마음이 좀 풀리는 느낌이 들고, 몸을 움직여 땀을 내는게 이렇게 상쾌한 일인지 처음 알았거든요.
언제 한번 발바닥 요가모임이나 한번 만들어볼까요?
그리고 최근 책을 많이(순전히 제 기준으로...) 읽었습니다. 어느날 노트북이 갑자기 고장났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고요.
너무 서러워서(?)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며 노트북을 A/S 맡기고, 그냥 마음을 정리한 뒤 서점에 가 책한권을 사서 카페에 갔습니다.
한창 일할 시간에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으니 쪼금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참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그렇게 한달동안 책 네 권을 읽었어요. 그중 하나가 <어른이 되면>입니다.
다큐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섬세한 감정이나 상황들이 잘 담겨있더라고요. 그리고 장혜영님의 글은 너무나 힘이 있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단호하면서도 다정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을 읽으며 때론 부끄러웠고, 때론 힘이 났습니다.
탈시설운동을 하는 ‘나’뿐만 아니라 그냥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1인 ‘나’에게 격려가 위로가 되는 글이었어요. <어른이 되면> 강추입니다!
출간된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는 <나, 함께 산다>는 반응이 소소하게 들려옵니다.
홍보를 잘하고, 여기저기 연락도 잘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밤에 제 머리를 콩콩 치며 잠들기도 해요.
사실 작년 '구술기록 제작발표회' 때 많은 관심을 받았거든요. 한참 기사가 나왔고, 유투브 영상도 나왔었어요.
그날, 오월의봄을 만나 1년이 지난 지금 책으로 완성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거죠.
그런데 막상 나오니, 이상하게도 제가 이 책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거에요.
그러다 이 책을 왜 기획하게 되었고, 어떻게 알려지길 바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모든 활동이 그렇겠지만, 저희도 '말'을 자주 요청받아요.
그런데 우리의 말이 너무나 이상한 해석으로 이어지기도 하더라고요. 바로 탈시설이 ‘기술적으로’ 이야기 될 때 인데요.
인간의 존엄한 삶을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로 볼 때 되게 위태롭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기술론에서 당사자의 존재는 또 다시 쏙 빠진 채 '기술적으로, 안되니까, 그 삶은 안 돼'로 이어지는 논쟁 한가운데에 있을 때 절망을 느끼기도 했어요.
그 기억들을 찬찬히 돌아보니, 그래서 이 책을 기획했던 것 같아요.
우리의 백마디 말보다 시설에서 살았던 사람의 삶,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이야기, 그 사람의 ‘말’이 퍼져야 할 것 같아요.
이 말들이 우리가 '시설 밖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대하는 원칙이 되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나, 함께 산다> 많이 많이 읽어주시고 답해주세요. 헤헤.
기승전 책홍보네요 (...) 하지만 요즘 제 머리 중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별수가 없습니다.
우하하, 벌써 일 년의 반이 지났어요.
한여름을 지나 서늘한 밤공기를 느낄 때 즈음, 연말 연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이름을 끄적이고 있을 때 즈음,
회원님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 같아요.
크하하, 올해의 발바닥 회원 담당자인 선원이 곧 정성들인 메일을 하나 더 보낼테니 기대해주세요.
그럼 오늘도 안녕히 :-)
──────────────────────────────
<나, 함께 산다> 책을 발바닥에 기부해주신
고여진, 유현미, 김정환, 이미정, 임세현 회원님! 정말 감사합니다-!
기부해주신 책은 요런 메시지가 적혀 전달됩니다[♥]

──────────────────────────────
·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
· yes24: http://www.yes24.com/24/goods/
▲ <나, 함께 산다> 어떤 책일까요?
아무도 없어지지 않는 사회를 그리며, 한겨레, 김영희 http://www.hani.co.kr/arti/
-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길 25, 유리빌딩 5층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 문의: 02-794-0395 / footactara@gmail.com
- 좋은 책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널리널리 봐야하는 법 ^^
'장애인 영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도자료]제 13 회 전국장애인운동활동가대회 개최 (0) | 2018.07.23 |
---|---|
“박종필의 카메라 이것이 액티비즘이다!” (0) | 2018.07.23 |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1주기 행사에 초대합니다. (0) | 2018.07.23 |
2018년 한국농아인협회 소식지 제72호 (0) | 2018.07.19 |
한국척수장애인협회] 2018 상반기 뉴스레터 (0) | 2018.07.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