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 4천 명’
확진자 수는 매일 폭발적으로 늘어 이제는 1천7백 명이 넘었습니다.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31번 확진자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본 게 확인되었고, 경북 청도 대남병원이 진원지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신천지라는 신흥종교의 비밀 포교 방식도 드러나고 있고, 청도의 대남병원과 부산 구덕원 등의 실태도 드러났습니다.
청도는 신천지 교주인 이남의 고향으로 신천지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고 대남병원은 일가족이 비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정신병동에 20년 넘도록 갇혀 있다가 사망한 이는 몸무게가 고작 48킬로그램이었습니다. 병원 건물의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그곳에서만 감염자가 100명이 넘었고, 사망자만 8명이 나왔습니다.
신천지는 이상한 교리를 갖고 있습니다. 종말론을 앞세워 지구 종말의 날에 구원받을 마지막 사람들, ‘14만 4천 명’을 중요시합니다. 그 안에 들기 위해서라면 가장 친한 사람도 가족도 버리고 맹종할 수 있도록 세뇌시키는 것 같습니다. ‘추수꾼’이라는 사람들은 다른 교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교인을 빼오고, 교회 목사의 약점을 잡거나 심지어는 만들어서라도 교회를 통째로 넘겨오기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 상황에는 무리수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폭행과 협박이 동원되기도 한 거죠.
이게 종교일까요? 허긴 전광훈 목사와 같은 사람들과 신천지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받고 있는 명성교회를 비롯한 대형교회들 또한 이미 종교의 영역을 벗어나서 사익을 추구하는 해악 집단이겠지요. 이런 세력들이 창궐하는 건 분명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그래도 희망의 끈을
재난상황은 평소에 보지 못하던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사회적 약자들은 재난 앞에서 훨씬 더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번 기회에 정신병원이나 사회복지시설의 문제에도 눈을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가둬두고 사육하는 방식을,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의 사익을 위해서 행해지는 문제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문제점이 드러났으니 고쳐나가는 방향으로 정치도 사회운동도 움직여가길 바랍니다.
코로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가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는 희망을 봅니다. 대구 지역에서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니 개인 병원 의사들이 병원 문을 닫고 대구로 간다고 자원하고, 간호사들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대구에 마스크를 보내자는 운동, 대구를 응원하는 해시태그 운동도 일어납니다. 서울에서는 대구 경북의 환자를 이송해서 치료하겠다고 하고요.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하지요. 눈물 나도록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이 있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깊이 감사드리고 응원합니다. 우리도 이런 의미의 해시태그 운동을 한 번 해볼까요? #서로를_응원합니다 #모두_건강하시길
2월 28일,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 드림.